건담

[소설] 건담 센티넬 - 프롤로그

이치베이 2009. 9. 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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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NDAM SENTINEL

PROLOGUE
THE GUYS

 인류가 과도하게 팽창한 인구를 우주 공간에 띄운 인공의 우주 도시 - 스페이스 콜로니 - 에 이주시키게 된 이후로 이미 반세기. 스페이스 콜로니에 싹튼 지구로 부터의 독립의 기운은 지구권 정복의 야망을 품은 자들에 이용되어 비극을 낳았다.
 [1년전쟁] 으로 불리는 그 전쟁은 이 기운을 왜곡된 형태로 처우하는 결과를 낳고, 5년의 세월이 지났다.
시간은 우주세기 0085년.....
 풀내음이 싱그러웠다.(여기는 말이 좀 꼬여서 의역했습니다. --;) 의심할 바 없는 진짜 풀이었다. 겉모양 만 의 무취의 비닐제 인공 풀이 아닌, 에누리 없는 진짜였다. 그리고, 그 아래에 흙이 있다. 갈색도 있고, 검기도 하고,
그런 흙이 있는 것이다.
 그곳은 군사시설의 한 모퉁이였다. 그 푸른색 융단 위에 두사람의 남자가 뒹굴고 있다. 어쨌건 간에 지구 연방의 모빌슈트 파일럿인 모양이다. 수리 구역에는 GM이라는 거대한 인간형의 전투 기계 - 모빌슈트 - 가 두
사람을 내려다보듯이 서 있었다.
 [ 진짜 흙과 풀이군. 5년만에 여기까지 부흥시킨 건가... 대단해... ]
 견고해 보이는 턱을 가진 스톨 매닝스는 오른손 손가락으로 풀을 쥐어뜯어 기분 나쁜 눈을 한  얼굴의 위에 치켜들고 어울리지도 않게 옆에 누운 남자의 몸 위에 흩어 뿌렸다.(여기는 도대체  누구 눈이  기분  나쁜 눈이고  
어느 쪽이 어울리지  않는 짓을 했다는건지 헷갈려서 적당히 의역했습니다.
탓하지 말아 주세요~~~^^;)
 [ 으...응? ]
얼굴에 떨어진 풀을 손으로 흩어 내면서 역삼각형의 얼굴을 한 남자는 비쩍 마른 상체를 귀찮은 듯이 일으켰다.
 [ 미안, 미안, 토쉬. 깨 버렸나 ]
 매닝스의 손이 토쉬 크레이 의 허리를  툭툭 두들겼다. 거기 맞춰서 크레이의 파일럿 슈츠에서 풀잎이 팔랑팔랑 떨어지고 갈색의 머리카락이 나풀댔다.
 [ 풀과 흙이 어쨌다고? ]
 크레이는 하품을 하면서 매닝스에게 물었다. 꽤나 귀찮다는 말투다.
 [ 진짜를 가지고 온대도, 여기는 결국에는 모조품이야. 깡통은 진짜 별이
되지 못한다고. ]
 크레이는 호리존트의 하늘을 가리켰다. 지평선이 둥글게 말려, 저쪽의 시가
지가 인공 구름 건너의 벽이 되어 있다.
 우주의 바다를 떠도는 거대한 원통, 스페이스 콜로니. 그곳에서 인류가 생활을 영위해 온지 반세기. 이곳은 사이트 1이라고 불리는 우주 유역이다.
 [ 토쉬, 네녀석은 노상 그 모양이지. 언제나 진짜가 아니라면 성에 차지 않는 거냐. 이번의 영전도 네놈다운 짓이야. ]
 [ 진짜 파일럿이 모인 부대지. 자네도 지원 할거라고 생각했는데. ]
 [ 교도대 말이야? 내게는 교관 따위 될 자격은 없어. ]
 매닝스는 오른쪽 다리에 눈길을 돌렸다.
 [ 그런가, 자네 아직... ]
 [ 내 다리는 아닌 것 같은 감각이 감각이 떨어지질 않는 거야. 착 들어맞지를 않아. 그래도, 이 만들어 붙인 다리도 언젠가는 진짜가 될 날이 올지도 모르지. ]
 그 말을 들은 크레이의 얼굴에 살짝 그늘이 졌다.
 [ 걱정마. 나는 네녀석을 원망하지 않으니까. ]
 의사 유기 부품과 메카의 골격. 겉보기는 기계도 인간의 다리와 다르지 않지만, 그것은 매닝스의 것이 아니다. 5년전의 [1년전쟁]의 아픈 기억이 되살아났다.
 [ 자네의 오른쪽 다리 덕에 난 지금 살아 있어. 그것만은 잊을 수 없는 일이야. ]
 스페이스 콜로니에 대한 내 생각은, 자네의 오른쪽 다리에 대한 생각과 같아, 라고 크레이는 마음속으로 덧붙였다. 다만, 매닝스에게는 미안하지만 모조는 결코 진짜가 되지 않는다고 그는 생각했다. 모조에는 '혼'이 없으니까.
 [ 스톨, 군에 남을 생각인가? ]
 [ 아아, 그것밖에는 방법이 없으니까. 사무직으로 되기라도 하면, 제대할 생각이야. 그것도 시간 문제겠지. 현역 파일럿이 되기에는 나이를 먹어 버렸으니까. ]
매닝스는 힘없이 웃었다.
 [ 마음이 바뀌면 교도단에 지원하게나. 자네라면 아직 일할 수 있어. ]
 그때, 갑자기 크레이의 파일럿슈트 가슴 주머니에서 새된 벨소리가 울렸다
 [젠장, 셔틀 발진 시간이야. 네 칙칙한 이야기나 듣고 있던 탓에 귀중한 휴식시간을 낭비해 버렸잖아!]
 크레이는 느릿느릿 일어나서 쓴웃음을 지으며 매닝스의 어깨를 툭 쳤다.
 [또 만나자...]
 크레이는 매닝스를 혼자 남겨두고 우주 공항행의 엘리베이터로 올라갔다. 두사람은 간단한 손인사로 무심하게 작별했다. 
 설마 이 이후에, 적과 아군으로 갈라지리라고는, 최후의 이별이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다다다다다다다다닷.......
 전투기 "와이번"의 콕피트에 날카롭게 기총의 발사음이 울렸다.  료 루츠는 콕피트 주위 360도에 민첩하게 시선을 돌렸다. 그의 눈동자처럼 검은, 무한한 우주공간이 펼쳐져 있을 뿐이다.
 [ 루츠 훈련생, 너는 격추 되었다. ]
교관의 목소리가 잡음에 섞여 마이크를 타고 왔다. 동시에 그의 눈 앞 디스플레이에 "귀환하라" 라는 붉은 문자가 떠올랐다.
 [ 이 머저리야, 몇번이나 말해야 알아듣나!! 전투의 철칙은 먼저 적을 발견하는 거다!!! ]
 루츠 기의 후방에서 와서 오른쪽에 선 교관기에서 질책이 날아왔다.
 [ 시-끄-러-엇, 잘난척은... ]
 료 루츠는 교관쪽을 향해서 작은 소리로 욕을 퍼부어댔다. 캐노피를 넘어서 보이는 교관의 진정된 태도가 그에게는 바보취급 당한듯이 생각되었다.
 [ 어쨌건 죽지 않았잖아, 실전이 아니니까!! ]
 료는 "와이번"의 조종 스틱을 홱 잡아 채 기체를 상승시켜, 오른쪽으로 돌아 교관기의 뒤쪽에 자리를 잡았다.
 대기권 밖에서의 훈련이었지만 전투기의 기동훈련은 대기권 내에서의 규칙을 따르고 있다.
 [ 두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
하고, 입으로 교관기에 총격을 퍼부어댔다.
[ 교관님,격추했다고 방심하면 안돼요, 적의 내탄성능이 높아서 격추된 흉내라도 냈으면, 어쩌실거요? ]
 전혀 설득력 없는 어거지를 늘어 놓으면서 료의 "와이번"은 교관기의 위에서 기체를 겨우 접촉되지 않을 지경으로 날아서 지나갔다.
 [ 머저리---잇!! 너따위 놈이... ]
 교관의 말은 끝까지 듣지도 않고 료는 "와이번"을 지구의 황도면을 기준으로 급강하 시켰다가 잽싸게 튀어 나왔다.
 [ 난 아무에게도 지지 않는다!!! ]

 [ 꽤 자신이 있나보군, 료 루츠군. ]
 모의 우주전을 끝낸 료는 기지사령관에게 호출당했다. 사령관은 가죽 의자에 털썩 앉아서 눈을 치켜뜨고 그(료)의 아무리 봐도 폭력적인, 불한당 같은 얼굴을 슥 쳐다 보았다.
 여기는 달에 있는, 연방군 제 3기지이다.
 [ 알았나, 어느곳의 사회에서고 룰 이라는 것이 있는 것이다. 군대라는 조직은 특히 그 룰이라는 것이 강하게 작용하는 곳이다. ]
 [ 예에 ]
하고 대답은 했지만, 그런 룰은 어른이 만든 것이다, 아니 지구인이 결정하고 멋대로 이유를 붙인 게 많지 않은가, 하고 변경의 스페이스 콜로니, 사이드 7에서 자란 20세의 소년은 적어도 그렇게 느꼈다.  사령관은 떡갈나무제 테이블 위에 서류 묶음을 툭 던지고 말을 계속했다.
 [ 이 1년간, 자네의 가지가지 '전과'가 이것이다. 상관 반항이 여섯건, 상해 사건 두건,  명령위반 아홉건, 규율위반을 따지면 이건 14건이나 된다. 어디서나 인재부족인 이런 시기가 아니면 자네는 벌써 제대처분이었어. 우리한
테는 재난이지만 자네는 그럴정도로 전투실적이 나쁘지 는 않아. ]
 기지사령관은 드문드문 해져가는 회색 머리에 손을 가져갔다.
 [ 뭐라고 했지...그래그래, '죽도 밥도 안된다'던가... 군대라는 곳은 팀 워크로 성립하는 곳이다. 그걸 잊지 말라는 거다. ]
 팀워크라고... 젠장... 개척자인 스페이스 노이드에게 너희들 지구인이 도대체 뭘 해 줬다는 거냐? 우리들이 믿을수 있는건 자신 뿐이란 말이다. MS 의 조종기술만 몸에 붙는다면 이딴 곳 깨끗하게 안녕이다.
 [ 드릴말씀이 있습니다. 사령관. 저는 한사람의 파일럿과 MS 가 전국을 좌우한 사례를 알고 있습니다. 저도 그정도의 파일럿이 될.... ]
 사령관은 료의 말허리를 끊었다.
 [ 말하자면 실력도 없는 주제에 영웅이 되고 싶다는 거로구만. 자만심과 공명심이 얽힌 거겠지만 그걸로는 전쟁에서 살아남지 못해. ]
 마음 구석을 들켜버린 기분의 료는 울컥 화가 났다.
 [ 이기면 되는거야, 이기면. 다른 사람들하고 잘 지낸다는 거 따위 내가 알바 아니야!! ]
 반항하는 료에게 기지 사령관의 따귀가 날아들었다. 부수수한 검은 수염이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 뭘 하나!! ]
 자세를 고친 료의 앞에 기지사령관은 한통의 서류를 내밀었다.
 [ 명령서다. 멍청한 애라면 귀엽다고나 하지. 난 네놈의 썩어빠진 근성이 싫다. 어쨌건 간에 배속처가 결정되었다. 축하한다는 말 정도는 해 주지. ]
 [ 옛! ]
하고 료는 사령관의 손에서 명령서를 낚아챘다.
[ "실험 MS대"? 뭐지 이건? ]
 그로서는 들어 본 적이 없는, 귀에 선 부대였다.
 [ 가라 ]하고 사령관은 문을 가리켰다. 료는 배속처가 전투부대가 아닌데에 화가나서 형식적인 경례를 붙이고 밖으로 나왔다.
 [ 난 전쟁이 하고 싶은거야, 진짜 전쟁이!! ]
 료가 나가버리자, 사령관은 깊이 탄식했다.
 [ 어째서 저런놈이 선택된거야? 윗분의 생각은 알수 없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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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 아메리카 대륙 캘리포니아
  연방군 제 1 훈련기지
 쨍, 하고 칼끝이 부딪힐 때, 죠쉬 오프셔(Josh Offfshore)의 손에 확실한 느낌이 전달되었다.  그대로 3번 라이트가 점등 되었다.
 [ 대단해 ]
그렇게 말하고 상대는 물러났다.
 펜싱은 고대의 검술이라는 고대의 전투술을 스포츠화 한 것이라고 한다. 화약으로 무자비한 탄환을 쏘는 살인머신, 자동화기의 전성시대인 세상에서 조쉬는 검술에 대단히 끌리고 있었다. 검이라는 무기를 통해서 맞서는 인간들은 싸우는것만이 아니고 서로의 개성이 격돌하는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승부가 아닐까...
 세상에는 효율만 따져서 버려서는 안 되는  것이 있는 법이야, 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딱히 뭐라고 이름붙이기 어려운 느낌이었다. 그것이 '동경' 이라고 하는 것인지, 조쉬로서는 알수 없었다.
 [ 감사합니다. ]
 곤충같은 흰 가면을 벗어 겨드랑이에 낀 오프셔는 상대에게 꾸벅 목례를 했다. 뺨에서 땀방울이 흘러 떨어졌다.
 [ 역시 수재다워. 하늘은 팔방미인을 내놓지 않는다는데 자네의 경우는 달라. 역시 우리같은 평범한 자들과는 달라. 명문 오프셔가의 혈통 아닌가. ]
 상대를 하던사람은 격투기 훈련 교관이었다.
 [ 실력이 더 는 것 같아. ]
 수재, 천재, 모범생(*良い子 라고... 보통은 '착한 아이' 인데 좀 이상하죠? ^^;) 오프셔는 어릴  때부터 어른들의 그런 찬사속에 파묻혀서  자라왔다. 그가 연방군에 지원한 것은 특별히 그런 환경에 반항하려는 심산은 아니었
다.  연방군에서의 군무경험은, 장래 정계에 투신할때의 필요불가결한 '자격' 이기 때문이다.  연방의회의 의원인 아버지가 깔아놓은 레일의 위를 지구연방 의원이라는 종착역까지 스무스하게 통과하기 위한 과정에 지나지 않았
다. 그 레일위를 지나는 일에 오프셔는 태어나서부터 20년간 아무런 의혹도 가져본 적이 없었다.
 오늘의 격투기 교관처럼 부친이나 가문, 혈통문제를 들먹여도 싫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어른들에게 둘러싸여 있을 때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었고, 당연한 일이었다. [ 그렇다는 거야. ] 라는 느낌밖에 가질 수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는 오프셔의 감각은 마비되어 있었다.
 [ 다음에도 상대 부탁드립니다. ]
 오프셔는 교관에게 그렇게 말하고 라커룸으로 걸음을 옮겼다. 라커룸은 일견, 청결해 보이지만 그곳에는 젊은이 특유의 악취가 가득했다. 에어콘이 돌아가고는 있다고는 해도, 젊은이들이 발산하는 냄새는 지워지는것이 아니다. 땀과 때(....--;) , 그 외에도 이런저런 것들이 발산하는, 아무리 잘 봐줄래도 향기롭다고는 못할  악취를 잠아가면서 그는 자신의 라커 앞에서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거기에 동기입대의 소년(20대가 어떻게 소년이냐...--; 조쉬가 22세...)이 들어와서 그의 옆 라커에서 급히 옷을 갈아압으면서 그에게 말을 걸었다.
 [ 조쉬, 들었냐? ]
 [ 뭘? ]
 [ 내일 배치 명령서가 나온대. ]
 [ 아아, 알고 있어 ]
 오프셔는 제복 소매에 팔을 집어 넣으면서 말했다. 
 [ 뭐야, 불감증이라도 걸렸냐. 이봐, 네 지원처에서 확실히 수리 됐대도 그럴거냐 ] 소년(..--;)은 제복의 허리띠를 잠그면서 말했다.
 [ 하기는, 나같은 것하고는 다르겠지, 좋은 집안이니까. 부자인데다가, 아버지 쪽에서 손을 쓰셨겠지? ]
 오프셔는 라커의 작은 거울을 보고 머리칼을 매만지면서, 소년의 노골적인 말의 의미를 냉정하게 곰씹었다.
 소년은 확실히, 어딘가의 스페이스 콜로니 출신이었다. 그것도 꽤나 사회적 레벨이 낮은 쪽 출신이라는 말을 들은적이 있다. 그런 사람의 생활력 이라든가 신분상승 지향은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것을 자신보다 상층에 있는 전체의 인간과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오프셔가의 권위, 아니 오프셔 개인에게 들으라는 듯이 빈정대는 것은 근본부터 다른 일이라고 생각했다.  부자에게는 부자의 윤리가  있는 것이다.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단순한 비뚤어진 근성일 뿐이다.
 뜻밖으로 침묵하는 오프셔에게 소년은 [ 기분 상했어? ] 하고 물었다.
 [ 아니, 됐어. ]
 남이 하는 말은 냉철하게 듣는다. 결코 분노를 표면에 내보여서는 안된다. 그렇게 배우고 자란 그는 그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 조쉬, 지원처는 자브로의 사무직이겠지? 아니면... ]
 [ 교도단이야. ]
 [ 에엣? 너, 교도단이라면 MS전 교관양성이라는 건 이름뿐이고 실제로는 실전부대야! 군의 비장의 무기잖아? 알고 있는거야? ]
 [ 안될거... 있냐? ]
 [ 다시 생각해 보는게 좋지 않겠어? 그러니까... 너... 하하, 이것 묘하군 무슨 심경의 변화야? ]
 [ 마음 바꾼적 없어. 거기 갔을 때 변화가 있을지도 모르지. 지금은 그것뿐이야. ]
 다음날. 오프셔에게는 교도단 배치의 명령이 하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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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생 총 대표, 이튼 히스로우! ]
 연단의 옆에 선 학생부장이 그의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다.
 히스로우는 맨 앞줄의  의자에서 등을 꼿꼿이 펴고  일어나서, 조용히 연단을 오르는 계단으로 향했다.
 연방군 고등사관학교 개설이래 최고의 우등생에 참석자 전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히스로우는 계단을 한발짝 한발짝 정신을 집중해가면서 올라갔다. 자신의 동기중에 반수 이상이 이 고등교육 코스에서 탈락해간 것이다.
 고등사관학교는 일반의 사관학교와는 달리 연방군의 간부장교를 육성하는 학교이다. 그것만으로 교육과정에 따라오지 못하는 자는 용서없이 낙오시켜 버렸다. 물론 입교자는 연방군 사관으로서 3년 이상의 복무경력이 있어야
했다.  그런 좁은 문을 톱으로 통과한 히스로우에게는 연방군 장성으로의 양양한 미래가 보장되어 있다.
 연단 위에는 고등사관학교의  교장인 브라이언 에이노 제독의 모습이 보였다. "귀신 제독"이라고 불리는 이 사람은 [ 1년전쟁 ] 종결시 "지온공국" 이라고 이름하고 지구연방 정부에 공격을 걸어온 스페이스 콜로니 사이드
3에 대해서 어디까지나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고, 연방정부고관들에 의해 의도적으로 방치돼 있던 연방군 함대를 총동원하여 철저하게 격파해 버리자고 연방의회에 진언한 초 강경파군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움푹 들어간 눈, 매부리코, 엄하게 다문 입, 짙은 눈썹, 눈썹 사이의 주름살 등, 아무리 봐도 맹금류를 연상시키는 얼굴생김에서 그 인물의 특징이 배 나오고 있었다. 그가 사관학교의 교장으로 취임한 것은 [ 1년전쟁 ] 후 연방정부가 실전부대에서 호전파를 일소하고자 획책한 탓으로, 실질적인 좌천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에이노 제독이 호전파라는 것은 아니다. 전시하의 군인으로서 당연한 주장을 한 것 뿐이었다. 그를 아는 사람들이나 이전의 부하들은 여전히 그의 실전부대로의 귀환을 바라고 있을 정도다. 좀처럼 웃지않는 이
사람도 오늘만은 주름투성이의 얼굴에 웃음을 띄우고 있었다. 히스로우는 에이노의 앞까지 오자, 직각으로 휙 돌아서서 경례를 올렸다.
[ 축하한다, 히스로우 소령. 그 애송이 소위가 여기까지 왔구나. ]
 "그 애송이 소위", 히스로우가 연방군 사관으로서 처음으로 함선 근무를 시작한 것은 에이노가 함장을 맡던 전함 '블루 란' 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에이노 제독에게도 각별한 느낌이 드는 것이 당연하다.
 [ 감사합니다. 제독. 이것으로 저도 제 전함을 갖게 되었습니다. ]
 웃음짓고 있는 제독에게서 수료증을 받은 히스로우는, 자기 얼굴이 긴장으로 돌처럼 뻣뻣해 진 것을 처음 느꼈다. 억지로 웃어보려던 그의 얼굴은 일그러지듯이 돼 버렸다. 그것이 에이노의 얼굴을 또 풀어지게 했다. 거북한
생각을 하며 연단을 내려온 히스로우였지만 이미 마음은 찬란한 미래를 향하고 있었다. 그렇다. 그의 장래를 막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쿠우우- 하고 추진 노즐에서 청백색 불꽃을 내뿜으면서 하이잭이라는 이름의 녹색 MS가 칠흑의 공간을 가르며 나아간다. 그 기체를 따라서 2기, 3기쯤의 하이잭이 뒤따른다. [1년전쟁]에서 활약한 지온공국군의 범용 MS 자쿠
를 베이스로 신시대에 적응할수 있도록 재설계된 기체다.  연방군의 MS가 외견상 자쿠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이 기이한 느낌을 준다.
 선두의 하이잭의 콕피트에 자리잡은 브레이브 코드 대위는 오른쪽으로 기체를 회전시키며 MS의 팔과 다리로 허공에 떠도는 거대한 암반을 가리킨다.
 소혹성 페즌. 이전에 지온공국군의 비밀 연구소가 설치되어 있던 소혹성기지다. 그러나 [1년전쟁] 종결시에 지구연방군에 접수되어 현재는 연방군이 주류중이다. [1년전쟁] 시에 지온군이 남긴 MS기술은 기적이라고 할 만
한 것이어서, 전쟁후 5년이 지난 현재도 연방군의 기술연구부대가 조사와 연구를 진행중이다.

 [ 제 2전대. CSP (Combat Space Patrol = 전략 우주 초계)에서 귀대. 착륙지시 바란다. ]
 무엇이 전투 초계인가. 싸워야 할 적이 없는 지금은 전투라는 말이 공허하게 느껴진다.
 코드는 레이저 통신회로를 스케일 I(근거리 모드)로 변경하여 기지로부터의 지시를 청하고, IMPC(Intergrated Maneuver Propulsion Control =통합 기동 추진 제어)를 착륙 모드로 셋트한다. 이 IMPC는 발진, 순행, 공간 전
투, 착륙, 보행의 다섯가지 기본행동 추진을 자동적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므로 파일럿은 상황에 따라 이 스위치를 바꿔주는것 만으로 이후에는 기체가 스스로 움직이거나 자세를 바꾸거나 해 준다.  이러한 제어계는 연방군이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학습형 컴퓨터 덕분이다. 숙련 파일럿의 경험 데이터를 기체에 학습시키는 것 만으로 기체 자신이 그것을 익혀서 점차 진화시켜 가는 것이다. 간단한 [숙련 파일럿 양산 시스템]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데이터에 없는 동작에 대해서는 파일럿 스스로가 대응하지 않으면 안된다. 또, 데이터 대로의 동작이 불만인 경우에도 파일럿 스스로가 조종해서 수정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 때문에 파일럿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는 것이지만 [꼭 해야 되는것]이 대단히 줄어든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새로운 데이터를 시스템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역시 숙련 파일럿이 필요하다. 그러나 숙련 MS파일럿들은 인간을 타락 시키는 요정에 빗대어 이 시스템을 '임프(도깨비. 덧붙여서 둠에 나오는 최하급 괴물 ^^;)'라고 부르고 있다. 코드대위도 그런 사람중의 하나이다.
 [ 확인. 제 2전대 각 기, E3베이로 진입을 허가한다. ]
 하이잭은 지구 황도면을 기준으로 한 페즌의 동쪽으로 돌아 들어간다. 항구의 양쪽의 등대 비슷한 어프로치 타워에서 가이드 레이저가 조사 되지만 역시 육안으로는 확인할 수 없다. MS는 이 눈으로 볼수 없는 진입로에 딱 맞게 올라타고 스스로 자세를 제어해 가면서 항구에 진입을 개시한다.

-------- Rolling(가로 흔들림)   000。
-------- Yawing(좌우 흔들림)  000。
-------- Pitching(상하 흔들림)  000。

 눈앞의 디스플레이에서 현기증나게 변하던 표시가 전부 0을 지시하며 멈춘다. 옆에 표시돼 있던 붉은 원이 녹색으로 변한다. 슈웃, 하고 리버스 드러스터를 고속분사하면서 기체는 항구에접근하여 상대속도를 0으로 조정해 가서, [앉는] 듯한 자세로 하이잭은 두 손을 천천히 든다.
 철컥, 하고 항구의 상부에 붙어 있는 제동 케이블을 양 손으로 잡고 그대로 속도를 죽여가면서 항구에 미끄러져 들어가 착류행동을 마쳤다. 정비반원들이 날아들어 그대로 기체 냉각이 시작된다. 코드는 전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다. 뒤돌아보자 제동 케이블이 되돌아가는 것이 보인다. 2번기가 착륙진입태세에 들어오고 있다.
 [ 냉각!! 서둘러라!! 후속기가 밀린다!! ]
 코드는 초조해져서 노말슈츠 헬멧의 마이크에 대고 호통을 친다. 물론 기지내 회화용의 일반 주파수이다. 냉각작업반이 꾸물대는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아, 하고 생각한다. MS의 기체 냉각은 중요한 문제다. 곧, 코크핏트 패널의 표시등이 켜졌다. 햇치 오픈의 OK 사인이 뜬다. 슉 하고 압축공기의 소리가 나면서 하이잭의 가슴 햇치가 열린다. 그 순간 외부의 소리가 사라졌다. 코크핏트 내는 압력을 주고 있는 헬멧에도 외부음을 전달하는 장치가 되어 있지만 바깥은 개방형 항이므로 진공인 것이다.
 코드는 코크핏트에서 밖으로 나와서 햇치를 차고 날아 올라, 공중에 떠올라 그대로 2층의 캣 워크(벽면에 붙은 좁은 복도)로 흘러갔다. 캣 워크로 가는 도중에 맞은편 기술연구부대의 구역에 본 적 없는 MS의 모습이 눈에 띄
었다. 캣 워크에 올라가자 정비반 한 사람을 거칠게 낚아채 헬멧을 맞대고 MS에 대해 물었다.
 [ 이봐, 저 MS말인데. 기술연구부대 놈들이 또 지온의 설계도로 만든 놈인가? ]
 [ 일부는 그런 것 같습니다만, 이쪽의 기술도 들어간 신형 같습니다. ]
정비원은 약간 질려서 대답했다.
 [ 애너하임인가? ]
 애너하임은 애너하임 일렉트로닉스를 말한다. [1년전쟁]시, 지온측의 MS를 대규모로 생산하던 지오닉 사가 연방에 접수되고서 성장한 회사다. 지금은 최대규모의 MS메이커로 알려져 있다. 페즌에서 얻어진 구 지온의 MS 연구
데이터는 기술연구부대가 평가한 후에 애너하임에 보내는 것이 상례다.
 [ 아니오, 어쨌든 기술연구부대 사람들이 여기서 만든 것 같습니다. 지온의 차기주력 MS계획에 기술연구부대가 손을 댔다던가 하던데, X시리즈라던가 그랬던 것 같았습니다만... ]
 [ X 시리즈? ]
 [ 네. ]
 코드는 그 MS에 XEKU-I (제쿠 아인) 이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던 것은 알고 있지 못했다. 새로운 MS를 보면 타보고 싶어지는 것이 코드의 파일럿 으로서의 근성이다. 그것은 마치 새로운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본 카 매니아 젊은이 같은 심정이다.
 코드는 정비원을 거칠게 밀쳐버리고 에어록으로 향했다. 여압 시퀀스를 거치고 거주구에 들어가서 헬멧을 벗었다. 낭하의 핸들을 잡고 브리핑 룸에 곧 도착하자 반대편에서 키큰 남자가 다가왔다. 코드는 바트 대령임을 알아
차렸다. 페즌의 기지사령관이다. 코드는 가볍게 경례를 붙이고 먼저 지나가려고 했으나 대령이 그를 불러 세웠다.
 [ 브레이브 대위, 자네에게 명령서다. ]
 하고 바트 대좌는 그에게 서류를 내밀었다. 거기에는 신설되는 교도단으로의 전속명령이 적혀 있었다.
 [ 신설되는 교도단은 페즌 기지에 주류하게 된다. 우리는 먼저 지구에 돌아간다. 5년만에 처자와 지내게 되는거지. ]
 바트 대좌는 기술연구부대의 대장도 겸하고 있는 사람이다.
 [ 그러면, 조사는 끝나는 것입니까. 축하드립니다. 그런데 어떻게 된 겁니까. 저는 여전히 이제부터 몇 년이고 아무일도 없이 이 외진곳에서 통조림 신세가 되는것입니까. 이래서는 평생 대령님처럼 가정을 갖기는 틀렸군요. ]
 페즌에도 오락 시설은 있지만 지구나 월면, 콜로니 등의 도시에 비하면 아무것도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말하자면 여자 그림자도 없는 것이다. WAVES(여군 예비부대)를 운용하고 있던 것은 전시의 이야기다. 지금은 그 수도 대폭 삭감되어 변경의 주둔부대나 실전부대에는 사무직의 여군 조차 배치되어 있지 않다.  여자는 자손을 낳고, 기르지 않으면 안된다. 그것은 인간의 진리다. 다수의 인간을 잃은 전후의 사회에서는 당연한 일이었다.
 그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다.
 [ 하핫, 자, 그렇게 낙심하지 말게나. 우리는 교도단 제군에게 사소한 선물을 남기고 가네. 신 MS... ]
 [ X시리즈, 입니까? ]
 [ 소식 한번 빠르군. ]
 아아, 새로운 장난감을 주는 거라면 조금은 용서해 줄까. 하고 코드 대위는생각했다. 조금만 견디자. 정말 조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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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닥터 캐롤, "체셔 고양이" 의 선정은 관계자 여러분의 협조로 순조롭게 종료 되었습니다. ]
 중년의 기사는 곁에서 걷고 있는 초로의 기사에게 이렇게 말했다. 두 남자 는 여러 가지 MS가 늘어선 에이리어를 지나 격납고군을 향해 서둘러 걸어갔다. 네바다의 뜨거운 햇살에 하프 미러의 선글라스가 반짝 빛났다.
 [ 설마, 미즈(* 요것도 Ms라고 쓰는거 아시죠? ^^;) 루츠의 자식이 선택되리라고는... 역시 ALICE의 인연일까...]
 캐롤이라고 불린 초로의 기사의 뇌리에 폭발사고로 숨진 여성 기사의 모습이 떠올랐다. 현재도 원인불명인 폭발사고가 일어났던 현장에서 그녀는 완전히 자식을 감싸는 듯한 모습으로 "시스템"을 몸으로 감싼채로 죽어 있었던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시스템"은 변경의 스페이스 콜로니에서 연구 때문에 지구로 강제적으로 부임된 그녀의 아이이기도 했고, 그녀의 일부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 "시스템"은  연방군의 신전력충실화계획의 일환으로서 없어서는 안될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가정을 포기하고 "시스템" 의 교육에 심혈을 기울여 온 것이었다. 그 "시스템"은 스스로 생각하는 기계이다. 소모된 파일럿의 부족을 메꿀, IMPC시스템의 연장선상에 있는 시스템의 도입을 계획했던 것이다.
 Advanced Logistics & Inconsequence Cognizing Equipment. 두문자를 따서 ALICE 라고 불리는 '발전형 논리-비논리 인식장치' 는 MS의 완전 자동화를 가능하게 한다. 이 장치는, 종래의 학습형 컴퓨터를 핵으로 연결하여 전투나 기동을 전부 스스로 판단해서 행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무인 MS에 의한 부대를 편성할 수 있게되고, 인원의 감소도 가능해진다. ALICE를 [ 인간] 의 논리에 적합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최초에 누군가가 사물을 가르쳐 줘야만 한다. 그 기초교육을 담당한 것이 그녀였다. 이것은 아무것도 모르는 유아에 대한 교육과 유사하다. 인간의 경우에도 유아교육의 대부분은 어머니를 필요로 한다. 아버지에 의한 교육이 정말로 필요해지는 것은 사춘기를 맞을 때다. 그래서 여성이 필요했다. ALICE는 전투용의 인공지능으로서 교육 되었다.  기초교육을 마친  ALICE는 인간으로 말하자면 사춘기를 맞을 때였다.
 그렇다. ALICE에게는 아버지가 필요해진 것이다. 단, 그는 단순한 아버지여서는 안된다. ALICE의 연인이고, 오빠이고, 동생인, 부조리한 존재여야만 한다. 말하자면 [ 흔한 ], 피상적인 남자가 아닌 상식으로는 판단할 수 없는
[ 위험한 ] 남자여야만 한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ALICE는 그의 행동이나 사고를 이해하고 조언을 해 주는듯한, 남자의 제멋대로인 면을 이해할 수있는 [ 좋은 여자 ] 가 돼야만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남자가 시키는 대로 따르는 추잡한 창녀라든가, 자기 고집만을 주장하는 멋대로인 여자로 자라 버린다. ALICE에게 [ 사춘기 ]를 줄 부조리한 남자는 능글능글 웃고 사라져 버리는 , 어떤 소설(*설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모르는 분은
없겠죠)에 등장하는 가공의 생물에 빗대서 "체셔 고양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첫사랑의 남자는 결코 맺어져서는 안 되는 것이다.  ALICE는 처음부터 숙련 파일럿의 데이터와 결혼 하도록 의무지워져 있기 때문에. [ 좋은 여자 ] 로 자란 데다가, 숙련 파일럿의 데이터를 투입하여 ALICE는 최종적으로 발키리(북구의 전쟁 여신. 마크로스를 생각했다면 당신은 깡통 애니광) 가 될 운명이었다. 그러나 앨리스가 완성되고, 무인병기가 등장하면 대량의 인원삭감이 행해져, 얼마쯤 사병을 키우고 있는 정부 고관이나 군 고관에게 대단히 재미없는 사태가 벌어진다. ALICE에게는 연방정부에의 충성심은 있지만 개인에의 충성심은 없다. 인원 삭감의 결과, 군대를 자신의 정치력의 기반으로 하고 있는 자들은 단번에 그 힘을 잃게 되는 것이다. 그 때문에 이 계획에는 수많은 방해공작이 가해져 왔다. 폭발사고도 그들에게 사주받은 것이라고 생각 되지만 확증이 없어서 원인불명으로 처리돼 있다. 그리고 어쨌든 그들은 전가의 보도인 정치력을 휘둘러서 꼬리를 감췄다.
 지금 그 부조리한 남자들이 연방 전군에서 행해진 정신 테스트에 의해 선발되어 여기 모이는 것이다.
 격납고의 앞에 집합한 자들은, 캐롤에게는 바보들의 무리로 밖에는 보이지않았다. 12명. 교육담당 중사가 있거나 말거나, 줄의 끝에서는 벌써 싸움이 일어나 있었다.
 [ 그만두지 못하나, 쓰레기들!! ]
 중사는 싸우고 있는 두 청년의 사이에 끼어들어, 한방 갈겼다.
 [ 네녀석의 이름은? ]
 얻어맞아 피가나는 입을 오른손 손등으로 훔치면서, 검은 머리의 청년(*언제는 소년이래 놓고선?)은 반항적인 말투로 대답했다.
 [ 료 루츠...(* 얼씨구) ]
 [ 신 크리프트 ]
또 한명의 청년이 말했다.
 [ 흠. 알았나. 여기는 네놈들이 있던 부대나 훈련소와는 사정이 달라. 여기는 정신병동이고 감별소다. "실험 MS대" 라고 해서 신형 MS의 실용평가부대라고 생각한 머저리들도 있겠지. 가르쳐 주마. MS 는 Mobile Suit의 약자
가 아니다. Mad Sanatorium(정신병 요양소)의 약자다. 군대에서는 너희에게 쓸데없는 돈을 쓸 생각은 없으니까, 그만큼 일해 줘야겠지. 아아, 쓸만한 인체실험용 몰모트라고 생각해라... ]
 캐롤은 정말 실망했다. 이런 야쿠자 예비군 같은 놈들한테 그녀를 맡겨도 되는건가.... 게다가 루츠 여사의 아들이 이런 인간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았다. 어릴적에 모친과 헤어져서일까?그러고 보니 아버지는 [ 1년전쟁 ] 때 죽었다는 말을 들은적이 있다. 연방 그 자체를 증오하며 자랐을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 그의 입장에서 보면 연방은 전부를 뺏아간 것이니까.
중사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 루츠, 크리프트. 네놈들은 규율을 위반했다. 군인은 규율을 지켜야만 하는 것이다. 상관이 죽으라고 명령하면 죽는다. 날라고 명령하면 나는 거다.(* 까라면 깐다...냐...--;) 따라서 너희는 중영창 3일을 명령한다!! ]
 두사람은 도망가려고 발버등치다가 중사에게 불려온 헌병에게 붙들려 끌려갔다. 물론 중사에게 욕을 퍼부어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남은 놈들은 얌전하게 감옥(병영)으로 들어가라. 1시간 후에 멍청한 네놈들도 알만한 임무 설명회가 있다. 해산!! ]
 ALICE의 앞날은 파란만장해 질 것 같았다. 그리고 2년...

 페즌의 한 구역. 항구블럭.
 제 3종 병장의 제쿠 아인 두 대가 막 들어서고 있는 참이다.
 [ 이 블럭의 스페이스 노이드들을 일소하면 페즌을 장악하게 된다. 녀석들은 바잠으로 무장하고 있다. MS전이 될지도 모른다 조쉬. ]
 [ 네. ]
 오프셔는 몸이라도 풀 듯이 - 리니어 시트에 안전 벨트로 몸을 고정하고 있으니까 - 주먹을 꽉 쥐어본다.
 [ 내가 먼저 돌입한다. 너는여기서 서포트 해라. ]
 [ 알겠습니다. 크레이 대위님. ]
 작전회의(?) 는 그것으로 끝. 실드에 장착한 그레네이드 탄을 발사한 크레이는 그 폭연 뒤로 곧장 기체를 몰아간다. 그레네이드 탄이 명중한 열린 해치의 틈으로 두 대의 바잠이 크레이의 기체를 노리고 라이플을 발사한다. 그러나 크레이 기체의 머신건에 쓰러지고 만다. 곧이어 해치 오른쪽의 갈림길에서 두 대의 바잠이 틈을 주지 않고 라이플을 겨눈채 튀어 나온다.
 [ 대위님!! ]
 오프셔가 머신건을 들어 두 대의 바잠 - 아니 정확히 말하면 바잠의 라이플 -을 쏘아 맞춘다. 교묘한 솜씨에 라이플만 파괴된다.
 [ !! ]
 오프셔도 스스로의 솜씨에 만족하고 있는 얼굴이었다. 그러나 크레이는 무표정한 얼굴로 머신건을 연사하고 햇치 앞으로 기체를 몰아 갔다. 두 대의 바잠이 콕피트를 정통으로 맞아 폭발한 것과 크레이의 제쿠 아인이 햇치 앞에 도달한 것은 거의 동시라고 할 정도로 빠른 동작으로 이루어 졌다. 햇치 안을 살피는 크레이기 뒤로 바잠의 잔해가 떠돈다. 그러나 오프셔로서는 크레이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 왜지? 비무장의 적인데? 꼭 죽여야 하나?
 그러고 있는 동안에 크레이 기에서 통신이 들어왔다.
 [ 오프셔, 앞으로 와라! ]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던 오프셔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  제쿠 아인의 기체를 앞으로 몰았다.
 [ 네,넷!! ]
 [ 이 안쪽이 관제실이다. 따라와라 ]
 그러나 오프셔는 아직도 혼란스러운 기분이었다. 크레이가 눈치를 챈 모양이다.
 [ 숨통은 확실히 끊어라. ]
 [ ? ]
 [ 바잠은 후부 래치에 바주카를 가지고 있었다. 사정을 봐주면 네가 죽어. ]
 - 그....그랬었나....
오프셔는 그런 사실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실전경험도 적고, 게다가 전투와 스포츠의 구별이 아직도 분명치 않은(1장에 나왔죠? ^^)그로서는 그럴법도 했다. 여전히 충격속에 헤매고 있는 중에 통신음이 울렸다.
 [ 대, 대위님. 공격중지신호입니다. ]
 [ 이쪽에도 수신되었다. ]
 크레이의 전주위 모니터에 통신 윈도우가 열리고 브레이브 코드의 모습이 나타났다.
 [ 여어, 토쉬, 신나게 한 판 한 모양이구만. 녀석들은 항복했다. ]
 [ 레이저 통신이 연결된 것을 보니 그런 모양이군. ]
 [ 무장해제 시키고 내화정으로 연행해 와줘. ]
 [ 알겠다, 코드. 이상. ]
 잠시후, 크레이와 오프셔는 항복한 스페이스 노이드 주의자들을 내화정에 태우고 밖으로 호송해 나왔다.

(해설) 이로부터 90분 후, 지구연방군 참모본부에 페즌은  에우고 주도의 지구연방에는 복종하지 않겠다는 통신이 전해져 왔다.
 나중에 [ 페즌 반란 ] 으로 불리는 일련의 전투전야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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